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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7 00:15 (토)
[일요돋보기, 코로나 불황 속 역설] 정치권이 '이익공유제' 타깃으로 금융권 지목하는 속사정
[일요돋보기, 코로나 불황 속 역설] 정치권이 '이익공유제' 타깃으로 금융권 지목하는 속사정
  • 최주혁 기자 choijhuk@
  • 승인 2021.01.24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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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빚투로 은행권은 싱글벙글…'200% 성과급' 줄줄이 타결

[오늘경제 = 최주혁 기자]

사진=연합 제공
사진=연합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양극화 극복을 위해 추진되는 이익공유제의 타킷으로 금융권이 지목을 받고 있다.

지난 1년, 코로나19 확산 탓에 체감경기는 꽁꽁 얼어붙었고 이로 인해 대다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오히려 이러한 위기가 기회로 작용한 곳이 다름 아닌 은행권이기 때문.

코로나19 후폭풍에 따른 '역대급 경제 위기'로 상당수 기업들은 성과급이나 임금 인상은 커녕 '말 그대로' 가시밭길에 내팽겨쳐지며 2021년에 대한 이상은 아스라이 멀어져가고 있지만, 은행은 '200% 성과급' 등 '그들만의 잔치'에 몰두하며 '객관적 통계'에서 극과 극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즉 지난해 국내 시중은행 창구에는 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빌리러 오는 계층이 차고 넘치면서 지난해 은행권 이익은 2019년보다도 상당 폭 늘었다. 한번쯤 과거에 경험해봤던 기시감이 드는 '영끌 사회'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인데, 코로나19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그들만의 내부 분배 정책에 힘을 더 실어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난해 '영끌' '빚투' 열풍 속에 실적 향상의 재미를 본 은행권이 이익공유제의 대표 업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 국면에서도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저소득층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 지원에 대해 정부가 약 80%를 보증함으로써 리스크를 대폭 줄여줬다. 예상되는 각종 부실의 상당 부분을 문재인 정부가 떠안아 준 것이다. 

이로 인해 은행권은 작년에 본업인 대출 이자를 수월하게 챙기면서 천문학적인 이익을 창출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이익을 크게 보고 있는 금융업이 이자 부담을 경감하거나 불가피한 경우 이자 수취를 중단하고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압류 등을 유예하는 방식을 제안하며 이익공유제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를 외면하고, '내부 분배'에 더 방점을 찍어 문재인 정부를 더욱 곤욕스럽게 한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온다.

악화하는 소득격차와 양극화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시민사회에서 비등해진 이유는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에 빠진 취약계층이나 자영업자, 중소상공인을 정부가 도와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코로나 사태로 '진화된' 은행권을 더욱 지원사격하고 있다는 의심에서 출발하고 있고, 이는 정부의 지지율을 추락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은행권에서야 코로나 유행 국면에서 정부 정책에 적극 호응해 대출 원금과 이자를 유예한 규모만 해도 110조원이 넘는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부랴부랴 이익공유제 추진을 위해 시범적으로 금융계의 협조를 받아 5000억원 안팎의 사회연대기금 조성도 논의 중인 것도 이런 이유다. 

코로나로 경제 성장률이 추락하고 민생 경제 전반이 큰 타격을 받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은행권이 분명 훨훨 나는 실적을 도출해냈고, 또 그 속에서 상당수 은행들은 세상에 보여주듯 성과급 잔치를 벌이며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자극해왔기 때문에, '이익공유제'의 타킷으로 거론되고 있는 현실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후 19일까지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노사가 차례로 임금 및 단체 협약(임단협)을 타결했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하나은행을 빼고 대부분 임단협을 마무리한 셈이다.

임금 인상률의 경우 4개 은행 노사 모두 상급단체인 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앞서 합의한 1.8%를 받아들였다. 1.8% 가운데 절반(0.9%)을 공익재단에 기부하는 내용도 공통적이다.

은행마다 '보로금' 등 명칭에 차이는 있지만, 성과급은 기본급 등을 포함한 통상임금의 180∼200% 수준으로 전년도와 약간 적거나 비슷하다. 임금 인상률이 전년도(2%)보다 0.2%포인트 낮고 일부 은행의 성과급 비율도 소폭 떨어졌지만, 성과급과 별개로 지급되는 격려금·위로금, 신설된 복지 혜택 등을 고려하면 은행 직원들의 주머니가 오히려 더 두둑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의 경우 희망퇴직자도 넘쳐난다. 희망퇴직제도가 정례화된데다 퇴직자에게 지급하는 특별퇴직금 등 조건도 나쁘지 않아 신청 대상 연령층을 확대하면서 신청자가 늘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로 은행들은 최대 3년 치 임금에 자녀 학자금, 창업·전직 지원금 등으로 희망퇴직 조건을 후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은행권은 퇴직을 하게 되면 10억 이상을 받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반적으로 은행권이 내부 직원은 물론이고 퇴직 직원까지 상대로 '돈 잔치'를 벌이는 이유는 내수 업종으로서는 드물게 은행 등 금융권의 이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만 봐도, KB금융지주(2조8천779억원)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3.5%, 신한금융지주(2조9천502억원)도 1.9% 증가했다.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이다. 하나금융지주(2조1천61억원)와 농협금융지주(1조4천608억원)의 3분기 누적 순이익도 전년 동기대비 각 3.2%, 4.8% 불어난 만큼, 추세대로라면 5대 금융지주가 무난히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경기 악화 속에서도 금융업이 오히려 성장한 것은, 무엇보다 생활고·경영난에 따른 자금 수요와 부동산·주식 투자수요(영끌·빚투) 등이 겹쳐 지난해 가계와 기업의 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동학개미운동'으로 알려진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도 금융 그룹 계열 증권사들에 주식 위탁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 수익을 몰아줬다.

결국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일부 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1조 원 시대(분기 기준)를 열 정도로 선방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국내 대형 은행들은 임금인상, 성과급, 복지개선 등을 통해 직원들을 챙기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임금동결과 함께 성과급을 없앤 다른 업종의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정치권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다른 업종 분위기가 안좋은 상황과 비교했을 때, 금융권은 '꽤 괜찮다'는 인식을 가지며 꺼져가던 이익공유제의 불씨를 살리는 이유다.

오늘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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