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브레이크 없는 재벌 승계...배당잔치 이면엔 임금체불?
[현대중공업]브레이크 없는 재벌 승계...배당잔치 이면엔 임금체불?
  • 장미란 기자
  • 승인 2020.03.24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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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되풀이되는 정몽준·정기선 부자, 배당 잔치...900억원대 배당금 챙겨
- 영업이익 줄어도 고배당 강행, 향후 3년 간 70% 이상 배당 성향도 유지
- 몇 년째 계속되는 임금체불 이슈...과징금에도 하청 임금체불 ‘나몰라라’
[사진출처=현대중공업/사진편집=오늘경제]
[사진출처=현대중공업/사진편집=오늘경제]

[오늘경제 = 장미란 기자] 

현대중공업의 실질적 사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의 ‘배당 잔치’를 두고 뒷말이 흉흉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들었음에도 고배당이 이뤄진데다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체불이 몇 년째 계속되는 등 배당 잔치 뒤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 매출·영업이익 줄었어도 수백억 배당잔치 ‘계속’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에게 각각 777억원과 153억원을 고액배당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올해 보통주 1주당 1만 85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고 2월 6일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 2705억원 가운데 34.3%가 정몽준 이사장과 정기선 부사장에게 돌아갔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향후 3년간 70% 이상의 배당 성향을 유지하고, 창사 후 처음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다. 발행주식 총수의 3%인 자사주 48만 8000주를 1290억원 가량에 매입해 소각하면 정몽준 이사장 지분은 25.8%에서 26.6%로, 정기선 부회장은 5.1%에서 5.3%로 높아진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몽준 이사장에서 정기선 부사장으로 이어지는 재벌 승계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 동구를 지역구로 하는 김종훈 의원(민중당)은 2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계와 지역사회는 최근 몇 해 동안 강행된 인적분할과 대량해고,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물적분할 등이 정몽준에서 정기선으로 이어지는 재벌 승계가 이유라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며 “회사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작년 836억원에 이어 올해도 930억원 가량의 배당잔치를 벌이고, 자사주 매각을 통한 지분율을 확대하는 등 그간의 의혹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반증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올해 고배당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2.6% 가량 감소했는데도 강행됐다”면서 “향후 3년 간 70% 배당성향을 결정한 것도 정씨 일가에게 지속적으로 현금을 지원해 재벌승계를 마무리하려는 속셈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고액 배당과 달리 현대중공업지주의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2.6% 감소한 6666억원, 매출은 전년 대비 2.3% 감소한 26조 630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 지분 매각 등으로 2019년 말 기준 현대중공업지주의 재무구조는 매우 안정적”이라며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 현대중공업 배당 정책에 뿔 난 정치권·노동계 “임금체불부터...”

현대중공업의 배당 정책에 정치권과 노동계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배경에는 몇 년째 계속되는 임금체불 문제가 있다. 

김종훈 의원은 “현대중공업의 하청 노동자들은 매달 20~30%씩 임금이 체불되고, 지난해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반대투쟁 당시 대량 징계는 사측의 반대로 노사합의를 보지 못했다”면서 “그 결과 임단협은 해가 지났지만 기약이 없고, 조선업 수주가 늘어 살림살이가 좀 나아질까 기대했던 주민들 체감경기는 여전히 바닥에 바닥을 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임금 삭감 논란까지 불거졌다. 지난달 말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업체 측으로부터 일당 5000원을 삭감하고 4대 보험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고, 3월 11일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노동자들은 이날 점심시간 대규모 오토바이 시위를 벌였고, 12일에는 현대중공업 정문에 모여 집회를 여는 등 강도 높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김종훈 의원은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은 그동안 기성금 삭감, 반복되는 임금체불로 생활의 어려움을 겪으며 고통을 받아 왔다. 그런데 재벌 대기업인 현대중공업은 하청노동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시 임금을 삭감하는 등 남은 희망마저 짓밟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협력업체와 하청노동자들의 희생을 일방적으로 강요해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는 등 처벌을 받고도 개선은커녕 임금 삭감이라는 최악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현대중공업의 갑질 근절 방안이냐”고 따져 물었다. 

◆ 파업 나선 현대중공업 노조...“코로나19보다 무서운 생계”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지난 20일 2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마스크를 쓰고 비닐 비옷을 입은 700여 명의 조합원이 자리를 지켰다. 노조가 감염병 때문에 힘든 상황임에도 파업을 결정한 것은 조합원의 생계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조경근 지부장은 “하도급 불공정거래로 공정위에서 20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고, 하청노동자들은 임금체불에 업체 폐업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으며, 5개월 사이에 중대재해로 2명의 노동자가 죽임을 당하는 상황에서 누구 하나 처벌받지 않고 사과 하나 없는 가운데 2019년 단체교섭은 교착상태에 있다”면서 “재벌총수 일가는 900억원의 막대한 배당금을 챙겼고 글로벌서비스는 임원보수를 8배나 올려 정기선에게 막대한 수익을 챙겨줬다”고 주장했다. 

이용우 수석부지부장은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체불이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도 최대주주 정씨일가는 작년 870억원에 이어 올해는 940억원의 배당을 받아간다”며 “현대중공업이 잘나갈 때 10년간 받아간 배당이 3000억원인데 2년 만에 1800억원을 받아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흑자가 났는데도 회사는 교섭 마무리 의지를 보이지 않았고, 4월 중순이면 2020년 임단협과 겹치게 돼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할 수 없었다”고 파업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측은 “시국이 시국인 만큼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노력을 노사가 같이 하고, 임단협도 잘 해결해 나가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하청노동자의 임금체불 등에 대해서는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오늘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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