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실적 압박” 윤종원 기업은행장 고발...낙하산 꼬리표 어쩌나
“이 시국에 실적 압박” 윤종원 기업은행장 고발...낙하산 꼬리표 어쩌나
  • 임주연 기자
  • 승인 2020.03.21 06: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종원 은행장, '낙하산 인사' 꼬리표 달고 업무 시작...경영자질 입증 과제 있어
노조 "자금 지원 업무에 실적 챙기기까지, 시간 모자라...근로기준법 위반"

윤종원 IBK기업은행 은행장. 사진=IBK기업은행
윤종원 IBK기업은행 은행장. 사진=IBK기업은행

 

[오늘경제 = 임주연 기자]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노동조합과 불협화음을 겪으며 경영실적 목표치 달성에 제동이 걸렸다.

윤 행장이 취임 50일이 된 상황에서 IBK기업은행 노동조합이 ‘실적 압박’을 이유로 윤 행장을 고발했다. 노조는 윤 행장 취임 전에도 그를 ‘낙하산 인사’라며 비판해왔는데, 취임 후 비판의 강도를 높이는 추세다.

윤 행장은 실적으로 경영 자질을 입증하면서 ‘낙하산 인사’ 꼬리표를 떼어내야 하는 과제가 있는데, 노조가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 윤종원 은행장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발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행장이 주 52시간 근로제를 위반했다며 고발 당했다. 시중은행 포함 금융권에서 처음 벌어진 일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최근 은행이 PC-OFF 프로그램 강제 종료 등을 통해 불법을 저질렀다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윤 행장을 고발했다. 근로기준법 및 산별 단체협약에 기준근로시간과 초과근로제한이 명시되어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회사 측은 △주별 시간 외 근무현황의 본인 및 관리자 확인·관리 △PC-OFF 시스템 강화 △법 준수 관련 경영진 의지 전파 및 지도문서 시행 △부당근로 신고채널 신설 및 위반자 인사 조치 등의 방안을 실시했고 이를 노조 측에도 알렸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PC-OFF 프로그램 강제 종료의 사실 여부는 고발장을 받은 고용노동청 등을 통해 앞으로 조사될 사항”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주장하는 회사의 근로기준법 위반 이유는 ‘실적 압박’ 때문이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기업은행 영업점에서는 하루 수십 건에서 많게는 백여건의 코로나 19 관련 대출 업무를 처리 중"이라며 "이 업무만으로도 근무시간이 모자랄 정도인데 은행은 기존 이익 목표에서 한치의 조정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자금 지원 업무에 실적 챙기기까지, 시간이 모자란 직원들은 편법으로 야근하거나 퇴근 후에도 대출서류를 집으로 싸 들고 가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이는 명백한 불법이며 결과적으로 코로나19 금융 지원을 위축시키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기업은행은 코로나19가 퍼지면서 영업점 방문 고객이 현격히 감소한 상태다. 찾아오는 것은 긴급히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인데, 노조는 이들에게 퇴직연금 등 각종 금융상품을 가입시킬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코로나19 추가 금융지원방안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소상공인 대상 저금리 대출상품 공급규모는 기존 1조7천억 원에서 4조2천억 원까지 늘어난다.

기업은행 노조는 ‘상반기 실적 목표는 제외하고 코로나19 금융 지원에 집중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사측에 △상반기 실적 목표 50% 감축 △퇴직연금 지표 목표 감축 △비이자수익(펀드 및 신탁 수수료) 지표 제외 등을 요구했다.

기업은행은 이에 앞서 경영평가 목표를 이미 상당 폭 감축했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16일 실적 목표를 지난해 대비 15% 낮춘 바 있다. 추후 실적 목표를 더욱 낮출 계획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기업은행 측은 이에 대해 말을 아꼈다. 노사 합의를 통해 의논해봐야 할 문제로 보고 있다.

노조 측이 실적 목표치 수정을 전면에 내세우며 윤 행장을 고발한 것은 실적이 윤 행장의 당면과제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 윤종원 은행장, '낙하산' 꼬리표 떼어내야 

윤 행장은 임명·출근 과정에서 ‘낙하산 인사’라는 소리를 들었고, 실적으로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자리에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은행은 그동안 김도진 전 행장까지 3번 연속으로 내부 인사가 수장을 맡아 이끌어왔다. 지난해 노조는 차기 은행장 임명에 있어 △공정성·투명성 △IBK 전문성 △직원과의 적극적 소통 등 능력을 꼽으며 이를 고려한 합리적인 인사 추천을 요구하면서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윤 행장은 노조의 바람과 다른 인사였기 때문에 취임부터 반발이 거셌다.

윤 행장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금융회사에서 경영을 맡아본 경험이 없다. 윤 행장이 선임되면서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은행업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전문성이 없는 인사라면서 ‘함량미달 은행장'이라는 말까지도 나왔다.

당초 1월3일이 취임 첫날이었지만 노조의 출근저지 투쟁으로 회사에 출근하지 못한 채 별도의 사무실에서 업무를 봤다. 이후 노사가 ‘2020 IBK 혁신안’을 바탕으로 대화와 협의를 해 ‘6대 노사 공동선언’에 서명하면서 기업은행 노조는 올해 1월28일부로 출근 저지 투쟁을 종료했다. 

이에 따라 윤 행장은 29일 취임식을 통해 행장으로 정식 취임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뒤 6대 노사 공동선언에 들어간 희망퇴직 문제 조기 해결 등의 내용이 진척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의 성과를 극대화해 ‘낙하산 인사’ 꼬리표를 떼어내야 하는 부담을 안고 회사를 진두지휘하기 시작했다. 윤 행장이 경영실적 개선 외 경영자질을 입증할 수 있는 다른 방식도 사실상 미지수인 상태다. 

◆ 윤종원 은행장, 올해 경영실적 개선 가능할까

윤 행장은 자산건전성과 수익성 회복 등에 힘쓰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4년 만에 실적 상승곡선이 꺾이면서 윤 행장의 부담이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6천270억원으로 전년 보다 7.8% 감소했다. 2018년까지 3년 동안 사상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왔지만 성장세가 꺾였다. 이는 지난해 시장의 평균 추정치에도 못 미치는 부진한 실적이다. 윤 행장 이전의 성적표이지만, 윤 행장이 앞으로 만회해야 하는 성적표이기도 하다.

올해도 중기·소호 대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돼 영업 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은행은 코리보(KORIBOR) 금리와 연동되는 기업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시중금리 하락으로 인한 영향을 크게 받는다. 코리보 3개월물 금리는 지난해 초 1.87%에서 현재 1.4%대 수준까지 낮아졌다.

윤 행장은 취임식에서 기업은행을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세운 바 있다.

그는 1월29일 서울 중국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혁신금융’과 ‘바른경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혁신기구를 만들겠다‘며 ”IBK기업은행을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포부를 이루기 위해 핵심 인력을 구성할 성과 중심의 인사원칙을 정해둔 상태다.

2월20일 상반기 정기인사에서는 은행 성과에 기여가 큰 영업점 직원들이 대규모 승진했다. 이때 인사원칙으로 공정·포용, 성과·실력을 되짚은 바 있다.

또한 그를 도울 기업은행의 2인자에 김성태 신임 전무이사 수석부행장을 승진시켰다. 김 수석부행장은 지난해 2월부터 IBK캐피탈 대표를 맡으면서 역대 최대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늘경제, STARTUPTODAY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