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질론|현대중공업②]정기선 부사장 경영 능력 도마...노조 “세습경영에 올인”
[경영자질론|현대중공업②]정기선 부사장 경영 능력 도마...노조 “세습경영에 올인”
  • 임주연 기자
  • 승인 2020.03.23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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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 파업 결의 "정씨부자 3대 세습경영만 바라보고 달려온 무능한 경영진 때문"
- 정기선 부사장, 최고경영자 오르면 노조와 갈등 봉합해야 할 듯...경영능력 입증도 과제

[사진출처=현대중공업/사진편집=오늘경제]
[사진출처=현대중공업/사진편집=오늘경제]

[오늘경제 = 임주연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30여년 만에 오너 경영 체제로 복귀할 조짐을 보이면서 노조와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그룹은 최근 오너경영체제로 전환을 준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중공업그룹 총수 정몽준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38)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데다, 그룹은 지배구조 체제 개편 등 체질 개선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현대글로벌서비스 공동대표로 있는 현대중공업그룹 총수 정몽준의 장남인 정기선의 ‘친환경 신사업’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에 대한 경영 자질론 또한 도마위에 올라와 있는 상태로 세습경영에 대한 악재가 주주들에게 악영향을 미치치 않냐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현대중공업 노조, 오너경영체제 비판

현대중공업 노조는 20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부분 파업하기로 결의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도 불사한 올해 첫 파업이다.

노사는 지난해 5월 2일 임금협상 상견례 이후 이달 12일까지 46차례 교섭했으나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노조는 “임금협상이 교착 상태이기 때문에 파업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9일 중앙쟁대위 237호를 통해 “이 시국에 파업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며 회사를 “세습경영에 올인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파업의 불씨를 지핀 건 노동조합 의견을 무시한 채 오직 정씨부자 3대 세습경영만 바라보고 달려온 무능한 경영진 때문”이라며 “오만한 사측의 교섭형태를 성실교섭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힘은 전 조합원의 단결투쟁 뿐”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그동안 경영과 소유를 분리해왔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을 중심으로 계열사별 전문 경영인 체제를 유지했고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정치권에서 오래 활동했다.

하지만 그룹은 최근 몇 년동안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등 경영승계를 위한 디딤돌을 놓고 있다.

◆ 현대중공업 노조, 물적분할 반대 투쟁 지속

노조는 ‘세습경영을 위한 움직임’이라며 물적분할을 반대하는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5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법인분할(물적분할)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노조가 주주총회장을 점거했다며 회사가 불법 행위 책임을 물어 조합원들을 해고, 감봉 등 징계했다. 그 뒤 노조는 천여명이 넘는 해고자 복직을 주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대우조선해양과 합병을 위해 물적분할을 해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물적분할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 5월 현대중공업 노조와 연대했던 현대자동차 노조는 "현대중공업은 1차 법인분할 과정에서 3만5000여명이 구조조정 당했고 회사는 5개로 쪼개졌다"며 "이번 2차 물적분할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함께 한국조선해양이라는 지배주주회사를 신설해 경영세습을 완성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지분을 지닌 근로자, 우리사주 등 소액주주들은 물적분할에 따라 한국조선해양의 지분만 유지하고 현대중공업지주와 현대중공업의 지분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속한 회사의 의사결정권이 축소됐다고 볼 수 있다.

국민연금도 이를 예상한 바 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현대중공업의 임시주주총회 이틀 전에 회의를 열고 ‘기존주주의 통제 약화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를 냈다. 또 ‘분할신설회사가 건전한 지배구조를 갖추기 위한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결국 찬성 의결권을 행사했고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됐다.

◆ 물적분할에 따른 오너가 지배력 강화

중간사업지주회사가 된 한국조선해양이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부채총계 7조2215억원 가운데 1639억원만 한국조선해양에 이전됐다. 16조원이 넘는 잉여금은 현대중공업에 하나도 넘기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현대중공업이 7조576억원의 부채를 떠안으면서 부채비율 100%를 넘어섰다. 한국조선해양은 자본총계가 11조억원 이상으로 급증하며 부채비율 2%도 되지 않는 초우량기업이 됐다.

이에 따라 재무구조가 좋아진 한국조선해양으로부터 최대주주인 오너가가 고배당 혜택을 얻게 되고, 중간지주회사의 자회사로 내려간 현대중공업의 리스크에 따른 부담도 줄어든다.

배당금은 정 부사장의 승계를 위한 자금으로 사용될 수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8년 8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뒤부터 적극적으로 고배당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18년 첫 배당 소식을 밝힌 날 오후에는 전날 대비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한 바 있다.

중간지주회사로 일감몰아주기 규제도 피할 수 있다. 정 부사장이 대표로 있는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에서 손자회사로 변하면서 규제에서 벗어나게 된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정 부사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시험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 오너경영체제 구축되면 주주에 어떤 영향 있을까

오너경영체제인 회사는 오너가 회사의 주가에 큰 영향을 준다. 오너가 경영 전문성과 자질이 있는지, 또 위기관리·수익창출·비전제시 등의 능력이 있는지 등도 중요하지만 사익편취 의혹도 영향력이 막강하다.

오너경영인은 해고당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잘못된 선택에도 견제장치를 마련하기 힘들다. 일반적으로 오너경영의 경우, 독단적 경영이 가능해 경영권을 오·남용할 수 있고 사익 추구 행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사회에 들어가지 않은 오너경영인의 경우, 사고의 책임을 안고 사임하는 경우도 드물다. 오너경영인이 공정하게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사익을 추구해 경영활동을 하는 개인비리가 발생하더라도 대부분 주주들은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만회할 수 없다.

소액주주를 외면하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소액주주는 지분율 1% 또는 액면가 3억원 미만의 주식을 가진 주주를 말한다. 상장회사는 대중에게 주인의 권리를 판 것과 다름없다. 소액주주일지라도 투자자는 돈을 주고 회사에 이익이 났을 때 배당 받을 권리와 회사 일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지만 소액주주가 실제로 의결권을 행사할 자리는 마땅치 않다.

하지만 오너 경영인은 기업의 소유주이기도 해 눈치볼 것 없이 강력한 리더십으로 신속하고도 빠른 의사결정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가능하다. 전문경영인은 주주에게 경영권을 위임받은 ‘대리인’ 신세로 오너경영인과는 다르다.

이에 따라 오너가 어떻게 경영활동을 이어나가는지에 따라 ‘오너리스크’가 될 수도 있고 ‘오너메리트’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 정기선 부사장의 과제 

만약 정 부사장이 최고경영자에 오른다면 노조와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 노조는 이미 정 부사장에게 오너로서 책임을 물은 적이 있다.

노조는 2016년 구조조정 당시 정 부사장에게 입장발표를 요구하면서 “회사가 진정 어렵다면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정기선이 입장을 밝히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대주주 등이 고통분담에 나서면 구조조정 자체가 필요없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정 부사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DNA를 지녔지만, 정 명예회장과 같은 경영능력을 지녔는지는 아직 확실히 입증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주주 등에게 그의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도 있는 셈이다.

다만 정 부사장에는 든든한 지원군들이 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과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 등 전문경영인들이다. 이들은 정몽준 이사장의 최측근으로 그의 복심을 읽는 것과 사업에 대한 이해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정 부사장의 경영 승계를 논하기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 부사장은 현재 그룹 내에서 그룹선박해양영업 대표,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 등을 맡고 있다.

정 부사장은 2009년 대리로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 뒤 2013년 부장 직급으로 재입사했고 2014년 상무, 2015년 전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전무 승진 2년 만인 2017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2016년 12월 분사한 조선 기자재 애프터서비스(AS) 전문 계열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도 맡았다.

오늘경제, STARTUP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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