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팩트체크①]현대중공업,재벌승계의 꼭두각시? 비판...가삼현 이사 선임 안갯속
[특별기획|팩트체크①]현대중공업,재벌승계의 꼭두각시? 비판...가삼현 이사 선임 안갯속
  • 임주연 기자
  • 승인 2020.03.20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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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조선해양 24일, 현대중공업지주 25일 주주총회 열어...사내이사 안건 상정
- 노조 “가삼현 사장은 경영 전반에 문제를 발생시켰기 때문에 이사 자격이 없다”

[사진출처=현대중공업/사진편집=오늘경제]
[사진출처=현대중공업/사진편집=오늘경제]

[오늘경제 = 임주연 기자]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이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의 사내이사에 오르면 그룹 내 영향력을 확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숙원사업인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에 힘이 실리고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으로 이어지는 경영권 승계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가 사장의 재임 기간 동안 벌어진 문제들로 경영 자질을 의심하는 시각도 있어 주주들의 이해득실과 관련해 이번 안건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되고 있다.

◆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 이사 선임 예정

18일 현대중공업지주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24일, 현대중공업지주는 25일 주주총회를 열고 각 회사별로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을 살핀다.

한국조선해양은 24일 오전 10시에 서울 종로구 현대빌딩 대강당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제3호 의안에 사내이사 선임의 건(가삼현)과 사외이사 선임의 건(최혁)이 담겨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5일 오전 10시에 대구광역시 호텔아젤리아 대강당에서 주주총회를 연다. 이날 제3호 의안으로 사내이사 선임의 건(가삼현)과 사외이사 선임의 건(신재용)이 상정돼 있다.

가 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측근이자 정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의 멘토로 알려졌다.

이사 후보로 가 사장이 뽑힌 이유는 대우조선해양 합병을 무사히 마무리 짓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현재 대우조선해양 합병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고 있다. 당초 기존 사내이사 후보에는 조영철 한국조선해양 경영지원실장이 낙점됐지만 조 실장의 자필서명을 받은 지 4일 만에 후보가 갑작스럽게 교체된 바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3월부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해왔지만 합병 심사가 발목을 잡은 상태다. 세계6개 나라에서 합병심사가 이뤄지는데,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이 합병을 승인했고 유럽연합(EU)와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는 독과점 우려 등으로 여전히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가 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직접 이사회에서 의사결정에 참여하면서 심사과정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가 사장이 전면에 나선 이유는 정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합병하는 것은 정 부사장이 차기 회장으로 올라가는 포석이자 경영능력 입증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 부사장의 의지로 설립된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따라 규제 범위에 들어가게 되자,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대우조선해양 합병이 떠올랐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10여년 동안 시장에 나온 매물이었지만 현대중공업은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 가 사장의 이사 선임 반대 목소리 높아

현대중공업 노조는 24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해 재벌총수 일가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 이사 선임을 강력히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노조 현대중공업지부·참여연대·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가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최혁 서울대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놓고 한국조선해양 2대 주주인 국민연금 등 공적연기금이 반대표를 던져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가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의안 반대를 요청하며 “가 사장은 경영 전반에 불공정거래를 통한 하청노동자의 임금착취 등으로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켰기 때문에 이사 자격이 없다”며 “정몽준의 뜻에 따라 움직였던 가삼현 사장이 양사의 이해 충돌이 있을 때 어떤 입장을 취할지 불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재임시절 일어난 하도급 대금 관련 과징금 처벌, 하도급업체 임금체불 방치 책임 등을 거론했다.

최혁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의안 반대 요청 사유에 대해서는 “2018년과 2019년에 현대중공업 사외이사에 재임하면서 모두 원안에 찬성해 재벌총수의 거수기 노릇을 했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주주총회 참석 시도는 이 번 뿐이 아니다.

지난해 5월31일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등 물적분할안건을 승인받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에서 노조와 대립구도가 격화됐다.

노조는 법인 분할에 반대하면서 같은해 5월16일부터 부분파업을 시작했고, 28일부터는 임시주총장으로 알렸던 울산 한마음회관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한마음회관에 진입이 불가능하다는 법원 측 검사관의 확인을 받은 뒤 주총장을 울산대학교 체육관으로 변경해 물적분할 안건을 승인받았다.

노조는 이를 ‘날치기 주총’이라면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주주총회결의 효력정지 등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하지만 노조는 항고에 재항고를 거듭하고 있다. 2019년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도 법인 분할 무효를 주장했다.

노조가 대우조선해양 합병의 순차적 단계인 물적분할을 반대하는 이유는 고용 불안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물적분할을 통해 기존 현대중공업의 이름을 바꿔 한국조선해양을 만들었고 이를 중간지주사로 했다. 그 아래 자회사로 현대중공업이라는 신설회사를 만들었다. 한국조선해양은 투자와 연구개발 등을 맡고 있는데 앞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자회사로 인수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7조500억원의 부채는 신설회사인 현대중공업에 몰렸다. 이에 따라 한국조선해양은 우량회사가 되고 현대중공업은 부채비율이 높아져 또다시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이나 임금 조정 등을 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한국조선해양은 재무적으로 우량회사로 바뀌기 때문에 주주 배당금을 늘리거나 총수 일가의 경영책임에 대해 현대중공업 근로자들이 묻기 어려워지는 구조가 된다.

다만 물적분할의 결과에 대한 노동계 비판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하청노동자들은 매달 20~30%씩 임금이 체불되고, 작년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반대투쟁 당시 대량 징계는 사측 반대로 노사합의를 보지 못했다”며 “현대중공업지주가 정 이사장과 장남 정 부사장에게 각각 777억 원과 153억 원을 고액배당 한다'며 비판했다.

그는 “노동계와 지역사회는 최근 몇 해 동안 강행된 인적분할과 대량해고,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물적분할 등이 정몽준에서 정기선으로 이어지는 재벌 승계가 이유라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며 “작년 836억 원에 이어 올해도 930억 원 가량의 배당잔치를 벌이고, 자사주 매각을 통한 지분율을 확대하는 등 그간의 의혹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반증한다"고 주장했다.

◆ 재임시절 당시 하청업체 향한 갑질 논란

가 사장은 1982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2004년 이사가 됐고, 2013년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의 영업총괄 부사장에 올랐다. 2016년 10월 선박해양영업본부 사업대표 사장, 2018년 11월 공동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207개 사내하도급업체에 선박 및 해양플랜트 제조 작업을 위탁했는데, 이때 작업 내용과 하도급대금 등 주요 사항을 기재한 계약서를 작업 시작 후에 발급했다. 계약서 발급은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416일까지 미뤘다.

이에 따라 이미 작업을 시작한 하도급업체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한국조선해양이 일방적으로 정한 대금을 받아들였다. 한국조선해양은 공수(작업 물량을 노동 시간 단위로 변환한 것)를 삭감하는 방식으로 사내하도급업체들에 제조원가보다 낮은 단가로 하도금 대금을 정해 이득을 봤다.

공정위는 "조선업계의 ‘선시공 후계약’ 등 관행적인 불공정 행위를 엄중 조치하겠다"면서 현대중공업에 과징금 208억원을 부과했다.

또한 현대중공업의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에는 공정위의 현장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는 이유로 조사방해 과태료 1억2500만원(법인 1억, 임직원 2인 2500만원)도 부과했다.

2018년 10월경 한국조선해양은 조사대상 부서의 273개 하드디스크와 101대 컴퓨터(PC)를 교체했고 관련 중요 자료들을 사내망의 공유 폴더 및 외장하드디스크에 은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조사 과정에서 조사대상자의 저장장치가 교체된 사실과 중요 자료를 별도로 보관한 외부저장장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러한 행위에 조사를 방해할 목적이 있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며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한국조선해양은 이를 거부하고 은닉 또는 폐기했다”고 밝혔다.

오늘경제, STARTUP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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