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 이슈전쟁 ②] 하이트진로 '진로이즈백' 역풍될까?...그 앞에 놓인 '벽'들
[특별기획 | 이슈전쟁 ②] 하이트진로 '진로이즈백' 역풍될까?...그 앞에 놓인 '벽'들
  • 임주연 기자
  • 승인 2020.02.21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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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표준 용기 사용...소주병 재사용을 위한 수수료 부담 가중될 가능성
수도권 공장 규제로 증설 추진 가능성 낮아...이천공장 42년 동안 증설 못해

[사진편집=오늘경제]
[사진편집=오늘경제]

[오늘경제 = 임주연 기자] 

하이트진로가 작년 4월 출시한 ‘진로이즈백’이 인기와 달리 역풍이 될까 일각에선 우려하고 있는 눈치이다.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공병의 재사용 관련 시비와 공장 증설 등의 과제들이 생겨나는 문제이다. 

◆ 진로소주의 화려한 부활

지난 18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진로이즈백’은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진로이즈백은 출시 후 72일 만에 연간 목표치인 1천만 병이 팔렸고, 출시 7개월만인 지난해 11월말 누적 판매량 1억 병을 돌파했다. 월평균 판매량은 약 1436만 병으로, 초당 평균 5.4병이 팔린 셈이다.

진로이즈백은 하이트진로가 95년 전통의 주조가라는 자부심을 담은 상품이다. 업계에서 ‘참이슬’과 ‘처음처럼’의 양강 구도를 깨뜨렸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진로이즈백은 뉴트로 취향을 지닌 젊은 세대들을 공략했다. 1970년대 진로 병의 하늘색을 그대로 재현하고 두꺼비 상표를 입혔다. 이 콘셉트는 젊은 세대의 열광을 이끌어냈고 광고캠페인은 2019 대한민국광고대상 디자인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겼다.

진로이즈백의 연원은 깊다. 진로는 1924년 평안남도 용강군 있던 진천양조상회에서 시작한 회사로, 진로는 생산지인 진지(眞池)의 ‘진(眞)’과 소주를 증류할 때 술방울이 이슬처럼 맺힌다는 뜻의 ‘로(露)’를 합친 이름이다. 진로이즈백은 1954년 서울 신길동의 서광주조가 전국 영업을 시작한 후 두꺼비 상표로 ‘진로’를 생산해 판매했던 것을 재현한 것이다.

◆ 돌풍 이면엔 무수한 소주병 재사용 협약 파기?...이로인한 질타

진로이즈백은 ‘비표준 소주병’이라는 것 자체로 다른 소주업체들의 견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소주 제조사들은 소주병 재사용을 위한 동맹 협약을 맺어왔다. 새로 만들 때보다 재사용할 때 단가가 1/3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들은 공병 재사용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2009년 자율협약을 맺고, 같은 모양의 360mL 초록색 병을 공통으로 사용했다. 이에 따라 음식점 등에서 소주 빈 병을 도매사가 수거하면 제조사 공장에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소주병 재사용 시스템이 운영됐다.

하지만 하이트진로가 진로이즈백에 차별화된 병을 사용하면서 제조사가 선별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지난해 말 롯데주류는 수거한 진로이즈백 빈 병 약 420만 개를 돌려주지 않고 공장 앞마당에 쌓아둬 하이트진로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두 기업은 지난해 11월 환경부의 중재로 일단 2008년에 합의된 조건(병당 10.5원)에 따라 병을 교환하는 1차 합의를 맺었다. 이때 롯데주류는 병당 수수료가 낮다고 반발했다.

진로이즈백의 회수 비용은 인상될 여지가 있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의 연구용역을 통해 산출된 객관적 선별 교환비용을 바탕으로 추가정산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4~5월경 '비표준용기 교환 및 재사용 체계 개선을 위한 연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강제 규정이 생긴다면 수수료의 부담이 크더라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60mL 기준 참이슬 후레쉬 및 참이슬 오리지널의 공장출고가가 1081.2원인 점을 감안하면 제조원가에 들어가는 수수료가 커질 경우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 수요에 따른 공급물량 맞추려면 수도권 공장 규제 넘어서야 

‘진로이즈백’은 그야말로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월 평균 1400만 병이 팔린 ‘진로이즈백’의 인기가 계속된다고 가정하면 물량이 달리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 

소주 원액 제조 면허를 가진 공장은 이천 공장이 유일한데, 경기도에 위치해 있어 수도권 산업단지 규제에 따라 설비 증설 가능성이 낮다.

이천공장은 1978년 설립 후 42년 동안 1㎡의 면적도 늘리지 못했다. 최대 효율성을 달성하기 위해 공장 내부도 바꿔오다가 충북 등에 공장을 지어 병입 과정을 거치는 우회생산을 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공장은 경기 이천을 비롯해 충북 청주, 전북 익산 등 세 곳인데 청주와 익산 공장은 이천공장에서 원액만 받아 병에 주입한다.

이천 공장은 1일 최대 600만병을 만들 수 있다. 하루 약 14만 상자(1상자 당 30병)가 생산되는 ‘참이슬(후레쉬·오리지널)’을 포함해 진로이즈백과 ‘참나무통 맑은이슬’, 증류식 숙성주인 ‘일품진로’가 모두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진로이즈백의 품귀현상은 이미 한 차례 빚어졌다. 1942년 창사 이래 처음이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초부터 공장 가동률을 100%로 높였지만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갔고 이에 따라 설 연휴에 세븐일레븐, GS25 등은 제품 발주를 중단했다. 이마트24는 1월16일부터, 미니스톱은 9일부터 해당 제품을 한 번에 한 박스만 발주할 수 있도록 물량을 제한하기도 했다.

진로이즈백 출시 당시 하이트진로 측은 인기를 예상하지 못하고 소주 생산 라인 총 10개 중에서 1개 라인만 진로 소주 생산 전담 라인으로 배정했다. 1개 라인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하루 최대 진로 소주 생산 물량은 약 4만 상자(1상자 30병) 정도였기 때문에 턱없이 부족했다.

진로이즈백의 수요는 ‘테진아’ 등의 유행에 따라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 물량을 맞출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구체적인 공장 증설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늘경제, STARTUP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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