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 오너리스크 ①] 하이트진로, 공정위 '칼날 압박'...승계 작업 ‘안갯속’
[특별기획 | 오너리스크 ①] 하이트진로, 공정위 '칼날 압박'...승계 작업 ‘안갯속’
  • 임주연 기자
  • 승인 2020.02.18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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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영 부사장,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0%...서영이앤티 지분은 58.44%
박태영 부사장, 불구속 기소...2016년 후 공정위가 고발한 총수2세 중 유일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왼쪽)과 박태영 하이트진로 부사장. 사진=하이트진로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왼쪽)과 박태영 하이트진로 부사장. 사진=하이트진로

[오늘경제 = 임주연 기자]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에서 그의 장남인 박태영 하이트진로 부사장으로 연결되는 경영권 승계 작업이 안갯속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개혁의 첫 타깃으로 하이트진로를 선택한 만큼 법적 분쟁이 끈질기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주식 28.90%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지분을 후계자인 박 부사장에게 상속해야 경영권 승계가 안정화된다. 박 부사장은 2012년부터 경영에 참여했지만 아직까지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지분을 보유하지 못했다.

그동안 재벌가에서는 후계자가 보유한 비상장사에 일감을 몰아줘 회사가치를 끌어올린 뒤 가치가 극대화되었을 때 그룹 내 주력 계열사들과 분할·합병하는 승계 방식을 사용했다. 최소한의 자금으로 최대한의 지배권을 획득하면서 승계하기 위해 이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상속·증여세법을 제대로 지키면서 승계를 하는 것은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다. 우리나라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상속·증여세를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경영진의 일부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오너 관련회사 키우기 등의 승계 방식은 불법시비에 휘말리기도 한다. ‘일감 몰아주기의 상징’으로 지목된 오너 관련회사들의 경우, 후계자들이 그 회사의 지분을 처분하는 일도 벌어진다.

다만 하이트진로는 이번 정부 들어 이같은 승계 방식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는 상황에서 승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공정위는 하이트진로와 서영이앤티의 거래를 놓고 ‘일감 몰아주기’로 판단하면서 박 부사장으로 이어지는 경영권 승계 토대를 마련하려 했다고 제재했는데, 이에 관한 법적 분쟁을 계속 끌고 갈 것으로 알려졌다. 

서영이앤티는 맥주 냉각기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인데 승계의 연결고리라고 여겨지는 회사다. 서영이앤티는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지분 27.16%를 보유한 그룹 지배구조상 최상위 회사이며, 2018년 말 기준으로 박 부사장은 서영이앤티 58.44%의 지분을 지닌 최대주주다.

이에 앞서 공정위는 2018년 3월 하이트진로가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 및 공정거래법을 수차례 어겼다는 이유로 이를 금지하는 시정명령과 80억원 가량의 과징금 납부 명령을 했다. 공정위는 하이트진로가 총수 2세인 박태영 부사장이 소유한 회사 서영이앤티에 과장급 인력 2명을 파견하고 7년간 급여를 대신 지급했으며 맥주용 캔 등 중간제품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통행세’를 매겨 서영이앤티에 이익을 몰아주는 등 불공정거래를 했다고 봤다.

공정위에서 이를 강력히 규제하는 이유는 ‘새로 창출된 부가가치의 이전이 아닌, 공정한 경쟁 및 거래 시 회사 또는 다른 주주에게 돌아갈 이익을 지배주주가 편취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공정위의 제재에 불복하며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 명령 취소 소송를 냈지만 재판부는 공정위 판단이 대부분 타당하다고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그룹 총수인 박문덕 회장은 아들인 박 부사장이 서영을 통해 하이트진로를 지배하는 것으로 지배구조를 변경함으로써 경영권 승계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봤다.

이때 법원은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결했는데, 이를 두고 공정위는 항고 입장을 밝히며 위법 행위를 끝까지 밝히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이트진로를 향한 공정위의 칼날은 날카로워 보인다. 이번 정부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근절을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후 첫 일감 몰아주기 제재라는 상징성도 지녔다.

이와 별개로 박 부사장은 현재 불구속기소된 상태로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 공정위는 2016년부터 하이트진로와 현대로지스틱스, 한진, 효성, 태광, 대림 등 6개 기업을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에 따라 제재하고 오너2세 등 관련인을 검찰에 고발했지만 검찰 기소 처분을 받은 것은 하이트진로 뿐이다.

박 부사장을 비롯해 공정위로부터 고발 당한 3명의 경영진들은 공정위 조사 단계에서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검찰 조사에서 과정에서 혐의를 모두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박 부사장의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승계에 차질을 빚을 뿐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은 낮다”이라며 “다만 꼼수 승계 등에 따른 여론 악화를 대응해 주주나 국민 등을 설득하는 과정이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경제, STARTUP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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