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8 15:00 (월)
[오늘경제] 유대감의 힘이 고객을 또 오게 한다
[오늘경제] 유대감의 힘이 고객을 또 오게 한다
  • 조건섭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1.11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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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섭 소셜외식경영연구소 대표

[오늘경제 = 조건섭 칼럼니스트] 한눈에 보는 오늘경제, 필자는 지인과 함께 지방의 작은 소도시 교외로 간적이 있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찻집을 찾았다. 간판없는 집이란다. 궁금하던차에 그 집을 특정하고 네비게이션을 열고 찾아갔다. 주변을 몇 번 돌았으나 찾지 못해 아주 애를 먹었다. 그러던 차에 결국 찾았는데 건물외관은 아주 평범했고 간판은 없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세련된 인테리어는 아니지만 진귀한 옛날 소품들이 여기 저기 눈에 띄고, 벽면에는 사람 얼굴을 직접 그린 인물화 작품들이 빼곡이 부착되어 있었다. 점주의 권유로 ‘금계국차’와 ‘백향목차’를 주문했다. 일행과 한참 이야기를 나누던 중 커피점 점주께서 DSLR카메라를 들고 조용히 다가오더니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저희 가게에 처음 오셨죠?, 사진 한장 찍어 드리겠습니다". 필자의 일행은 얼떨결에 엉성한 포즈를 취한채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나서 그는 필자에게 "스마트폰 잠깐 주시겠어요?" 하더니 필자의 스마트폰에 USB연결 단자로 사진을 옮겨 담아주었다. 대부분 커피점에서 점주, 바리스타는 카운터나 주방에 머무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커피점은 손님이 앉아있는 테이블로 직접 와서 말을 건네고 기념사진까지 찍어주는 서비스를 한다.

여러분은 이 광경을 어떻게 보는가? 장사 잘되는 가게들, 특히 대대로 이어오는 노포(老鋪)가게의 공통적인 특징은 '고객과의 유대감'이다. 오랜 세월 단골고객들과 함께 만들어온 기묘한 인간애적인 유대감이 있다. 유대감이란 무엇일까?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공통된 느낌'을 말한다. 이런 유대감은 아무 노력없이 저절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언어적 표현, 비언어적 표현의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만들어지며 기본 바탕에는 고객만족이 전제되어야 한다. 예상치 않는 점주의 말과 행동의 이외성에 다소 당황하고 어색했지만 이 사진을 들여다 볼때 마다 커피점 브랜드의 훈훈함과 여운이 아주 오래 남는다. 신규고객의 재방문 유도를 위해 특별한 방법으로 고객을 관리하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노트 2권과 필통이 있었다. 노트를 들추어 보니 커피점에 방문한 고객들의 다양한 글과 사연이 적혀 있었다. 필자도 글을 남겼다. 다녀온지 몇 달이 되었지만 그 노트에 남긴 말을 생생히 기억한다. 기록을 남긴다는 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다는 사실이다. 커피점 브랜드가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고 오래토록 남아 있도록 하는 전략적 방법이 아닐까?

고객과의 유대감 형성을 위해 현장에서는 작은 노력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경남 거제 죽순요리전문점 ‘차반’의 경우 정회원에게 특별한 혜택이 있다. 정회원 전용수저가 있다. 여러분의 단골집에 내 전용수저가 비치되어 있다고 가정해보자. 얼마나 뿌듯하고 자랑스러울까? 소속감은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 큰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예로 식당에 방문해서 식사를 하면 포인트 누적제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즉 식사비 계산시 누적된 포인트만큼 할인을 받는다. 그러나 사직동의 러돈, 연잎족발, 예천 용궁 박달식당의 경우 돼지 저금통을 진열해놓고 포인트 누적대신 현금으로 고객의 저금통에 넣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포인트 누적금액보다 눈에 보이는 돼지 저금통이 훨씬 더 마음에 와닿지 않을까? 고객입장에서는 내 저금통이 식당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좋은 일이 아닐수 없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점주와 고객간 마음의 끈을 만들려고 하는 작은 노력이 아닐까?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 회장은 고객과의 유대감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스타벅스에는 진동벨이 없다.고객의 얼굴을 한번 더 보고 눈을 마주하면서 친절한 응대를 통해 고객과 친밀한 관계를 만들고자 하는 숨은 의도가 있다. 필자의 경우도 이런 노력이 있었다. 악어이빨 게임이다. 이 게임은 서로 번갈아 가면서 손가락으로 악어 이빨은 누를 때 악어입이 닫히면 지는 것이다. 고객과 내기를 한다. 필자가 지면 소주, 맥주, 음료수 중에 하나를 무료로 제공하고 필자가 이기면 고객에게 명함 또는 연락처를 받고, 다음에 이 지역권으로 왔을 때 반드시 필자의 식당으로 와주어야 한다고 약속을 받는다. 작은 약속이지만 식당에서 처음 경험하는 즐거운 이벤트로 다음에 또 방문한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게임을 한번 하고나면 십년지기 친구처럼 가까워져 있다. 점주가 신규고객 방문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90% 이상의 고객이 이탈한다는 말도 있다. 다시 와야할 이유가 없어서다. 그러나 게임 등 즐겁고 행복한 경험으로 식당을 다시 찾는다는 것은 점주와 고객의 기억속에 공통으로 느끼는 즐거운 경험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고객은 밥만 먹는 돼지가 아니다. 식사를 하면서도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어한다. 예를 든다면 식당에 갔는데 식사후 직원이 안내를 한다. 옛날 추억뽑기다. 필자는 뽑기를 하나 했더니 직원이 “당첨되셨어요. 축하드립니다” 알사탕 3개를 주었다. 알사탕, 사실 아무것도 아니지만 예상했던 이외의 즐거운 경험에 마음이 훈훈해진다.

위 커피점에서 점주가 말을 걸면서 사진을 찍어주지 않았다면 필자의 일행은 그냥 수많은 커피점 중에 한집이라고 생각하고 시간이 지나면 기억속에 묻혀 금방 잊어버릴 것이다. 무의식속의 기억은 세상에 노출되지 못하고 영원히 갇혀있게 될 것이다. 이처럼 점주의 작은 노력 하나로 기억과 마음의 끈을 하나 만든 셈이다. 소비자는 이처럼 기억의 작은 단서 하나에 움직이고 행동하고 이야기를 한다. 소비자의 기억에서 잊혀진다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경제, STARTUP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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