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상의 창직칼럼] 스토리는 만들어가는 것
[정은상의 창직칼럼] 스토리는 만들어가는 것
  •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 승인 2019.03.11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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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이 시대를 스토리텔링의 시대라고 한다. 책을 써도 스토리로 엮어야 하고 강의를 해도 스토리가 있어야 청중들이 즐거워하고 좋아한다.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삶의 우여곡절로 인해 스토리가 생겨나기도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로서는 스토리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은 자신을 벼랑끝에 세울 때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일상에서도 관찰력을 기르면 스토리가 우러나오게 된다. 그냥 흘러보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관찰하고 텍스트와 동영상으로 편집할 때 새로운 스토리로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스토리텔링 할 것인가를 고민하지 말고 익숙한 것들과 결별하고 전혀 낯선 시간과 공간에 자신을 노출할 때 스토리는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수입상을 하던 임택씨는 어느날 종로구 평창동에 앉아 있다가 은수교통 소속 12번 마을버스가 힘겹게 고개를 올라오는 것을 보고 마을버스는 하루 종일 같은 코스를 돌고 도는 우리 인생 여정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그는 낡은 마을버스를 개조해서 677일 동안 5대륙 48개 국가 147개 도시를 여행하고 돌아와 <마을버스 세계를 가다>라는 저서를 내고 여행작가가 되었다. 지난해 총111회의 인문학 강의를 했다는 그는 조만간 그의 친구 당나귀 “동키호택"과 함께 제주올레 걷기에 도전한다. 요즘 그는 동키호택과 함께 경기도 여주에서 걷기 훈련을 하고 있다. 누가 봐도 평범했던 그는 이제 더 이상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스토리를 만들고 다니는 걸어다니는 스토리 메이커다. 

한번 살다 가는 인생을 스토리로 채울 때 삶이 달라진다. 물론 그냥 재미만 추구해서는 밋밋하다. 누군가를 돕고 자신을 여기까지 있게 해 준 사회에 보답하기 위해 가치와 보람을 앞세우면 스토리는 더욱 알차게 된다. 얼마전 그를 만나 대화하는 중 여행에서 겪었던 스토리를 자신의 저서에 10% 밖에 담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 유튜브 1인 방송으로 나머지 90% 스토리를 풀어내면 어떠냐고 조언했더니 마을버스TV라는 채널을 그 자리에서 만들고 개국방송을 했다. 이어서 동키호택과 함께 걷기 훈련하는 얘기 등 속속 그의 스토리가 유튜브에 올라오고 있다. 말이나 노새와 달리 당나귀는 고집이 세어 억지로 줄을 끌어 당기면 버티며 꿈쩍하지 않지만 줄을 풀어주고 살살 달래면 눈치를 보면서 그를 따라온다는 얘기는 정말 재미있다.

삶이 따분하거나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낯선 곳으로 떠나 보라. 세계 여행을 하기 위해 열심히 언어를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용기를 내어 떠나보는 것이 먼저다. 아무리 언어가 달라도 먹고 사는 인간이 사는 곳이라면 거기가 거기다. 별반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마음으로 용기를 내고 몸으로 부딪히며 하는 여행이 진짜다. 뻘쭘해서는 스토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용감하게 들이대지 않으면 그냥 그대로 흘러가 버린다. 임택 여행작가는 함께 사진을 찍을 때도 평범한 포즈는 거부한다. 이왕 찍는 사진에서 그의 들이대 정신과 익살이 엿보인다. 그래서 필자는 그를 천상 스토리텔러라고 부른다. 스토리는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자신은 가만히 있고 남이 만들어주는 것이 결코 아니다. 창직은 스토리 메이킹에서 시작된다.

오늘경제, STARTUP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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