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상의 창직칼럼] 때로는 유턴도 필요하다
[정은상의 창직칼럼] 때로는 유턴도 필요하다
  •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 승인 2018.11.1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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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자동차 운전을 하다보면 가끔 가던 길을 유턴해야 하는 상황을 만난다. 그것도 가까운 위치에 유턴 표시가 있으면 다행이지만 어떤 곳에서는 꽤 먼 길을 돌아와야 한다. 우리 삶에서도 유턴을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곧이 곧대로 가던 길을 고집스럽게 계속 가지 않고 유턴을 한 후에 그곳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 과감하게 그런 용단을 내려야 한다. 어찌보면 유턴이라도 할 수 있음을 감사해야 한다. 창직을 선언하고 앞으로 전진하다가 뜻밖의 장애물을 만나면 어쩔 수 없이 오던 길을 다시 돌아가 전열을 재정비하고 다시 처음부터 출발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어정쩡하게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다가는 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그동안 갈고 닦아온 직관력을 총동원하여 과감한 결단이 요구되는 것이다.

얼마전 북한산 둘레길 11코스 효자길을 걷다가 중간에 북한산 국립공원 입구를 만나 잠시 휴식한 후 몇몇 사람들이 출발하는 것을 보고 안내 표지판도 제대로 보지 않고 아무 생각없이 그들을 따라 나섰다. 다른 곳으로 빠져 나가는 길이 눈에 띄지 않아 자신있게 걸어 올라갔지만 한참을 걷다보니 북한산 둘레길 표시 대신에 백운대 표시가 나타났다. 그제서야 깜짝 놀라 뒤따라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그들은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를 간다고 했다. 표지판을 눈여겨 보지 않은 순간의 부주의가 이렇게 된 것이다. 유턴을 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되돌아 오는 길에 답답한 마음을 고쳐 먹었다.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다시 휴식을 했던 장소에 돌아오니 큼지막한 북한산 둘레길 표지판이 우뚝 서 있었다.

한 직장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면 유턴을 경험해 볼 기회가 거의 없다. 기업이 크게 잘못되지 않는 한 가끔 궤도 수정은 할 수 있겠지만 개인이 스스로 유턴을 결정해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니 오래 다니던 직장을 퇴직하고 나면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도 쉽지 않지만 막상 시작했던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 유턴을 해야하는 경우를 만나면 당황하게 된다. 가능하면 유턴을 하지 않고 쉬운 방법으로 근처에서 쉽게 빠져 나갈 길이 없을까를 고민하다 낭패를 경험하기도 한다.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창직선언을 먼저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고 싶은 일이나 돈을 벌기 위해 창직을 하려고 하면 삶의 곳곳에 숨어 있는 복병이 나타날 때 절망하고 후회하며 길을 잃게 된다. 하지만 가치를 앞세우면 방향이 흔들리지 않는다. 

유턴의 장점은 이미 지나간 길을 다시 왔기 때문에 눈에 익숙해서 다시 출발하는데 도움이 된다. 좁은 시야를 가지고 불평하며 유턴을 해봤자 자신만 손해를 본다. 언제든지 뭔가 잘못되었다는 판단이 섰을 때 과감하게 유턴을 시도를 해야 한다. 완전하지 않은 인간이 더더욱 불확실한 미래를 적확하게 예측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삶의 곳곳에 스며 들어와 언제 어떻게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게 될 지 미리 알기 어렵다. 남의 말을 너무 잘 듣는 팔랑귀도 곤란하지만 전혀 듣지 않는 마이동풍 스타일도 문제가 많다. 적정을 유지하기가 어렵긴 하지만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정도로 가되 경우에 따라 유턴도 과감하게 할 수 있는 의사결정 역량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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