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6 21:45 (금)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 박창규 건국대학교 교수
  • 승인 2018.04.2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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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이세돌 기사를 4:1로 이긴 후로 온 나라가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이야기로 들끓었다. 요즈음도 하루가 멀다 하고 인공지능 관련 소식이 등장하고 있다. 인공지능 면접관(마이다스 아이티 inAir)도 등장했다. 지원자의 표정과 목소리, 그리고 답변 내용을 분석해서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찾는다. 특히 지원자 얼굴의 68개 근육 지점을 기반으로 표정과 감정까지 읽어낸다. 롯데그룹의 일부 계열사도 서류 전형에 인공지능 면접을 활용하고 있다. 이렇듯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의 일상생활 여기저기에 파고들고 있다. 인터넷이나 핸드폰처럼 이제 인공지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인공지능의 명과 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이 미치는 변화에 대하여는 경제의 성장과 더불어 인류의 생활이 편리해질 것이라는 낙관론과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여 인간의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는 비관론이 공존한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MGI(맥킨지글로벌인스티튜트)는 2017년 11월 29일 발표한 보고서 ‘없어지는 일자리, 생겨나는 일자리’에서 인공지능이 이전 산업혁명보다 속도는 10배, 그 충격은 최대 3,000배에 달하는 경제변화를 촉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새로운 형태의 자동화가 생산성을 높여 매년 세계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이 0.8~1.4% 증가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시에 부정적으로는 산업 자동화와 지능화의 영향으로 2030년까지 최대 8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란 전망을 발표했다. 이미 2016년 열린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4차 산업혁명을 처음으로 언급했던 클라우스 슈밥은 세계고용의 65%를 차지하는 주요 15개국에서 향후 5년간 약 5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는 첨단기술 발전으로 716만 개의 사라지는 일자리와 202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합한 것이다. 또한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3년 의사, 변호사, 교수 등 전문직 업무의 3분의 1 이상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며, 2030년에는 현재 일자리의 90%가 자동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이런 전망들을 보고 있자면, 아무도 아직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예측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이런 비관적인 전망들 때문에 남들도 다하는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을 우리만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인공지능 컬링
인공지능 컬링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의 시대인가?

인공지능이 다루는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소비자의 의도를 파악해 원하는 제품을 추천해 주기도 하고, 날씨와 주식시장도 예측한다. 사람을 알아보기도 하고, 인간이 하는 말도 알아듣고,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기도 한다. 의사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진단과 치료를 하기도 하고, 개인의 여행, 건강, 미용은 물론 주식투자 가이드도 한다. 앞서의 바둑이나 컬링 같은 스포츠 선수를 대신할 뿐만 아니라 아예 그림을 그려주고 소설이나 기사를 대신 작성해 주기도 한다. 즉, 인간 전문가가 존재하는 영역이면 어김없이 인공지능이 도전장을 내미는 수준이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의문점이 든다. “과연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의 시대인가?”란 점이다. 실제 인공지능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950년에 튜링(Alan Turing, 1912~1954)이 발표한 튜링테스트(Turing Test)이다. 튜링은 최근 2014년 영화로 만들어진 이미테이션 게임이란 영화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하다. 튜링테스트는 컴퓨터(기계)가 인공지능을 갖추었는지 판별하는 실험으로 튜링은 그의 논문에서 컴퓨터와 대화를 나누어 컴퓨터의 반응을 인간의 반응과 구별할 수 없다면 사고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가진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미 인공지능은 3차 산업혁명 시대 때부터 존재한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은 3차 산업혁명의 산물인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산물인가?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 흔히들 우리나라에서는 알파고가 4차 산업혁명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인공지능을 4차 산업혁명의 꽃이라고 한다. 그런데 앞서 설명한대로 인공지능은 1950년대에 등장한 것이고, 20여 년 전인 1997년 2월에 필자는 이미 3차원 화상분석과 인공지능(인공신경망)을 이용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같은 해 5월 11일 IBM의 딥블루라는 인공지능 체스 프로그램이 1986년부터 2005년까지 세계 체스 챔피언이었던 러시아의 가리 카스파로프를 꺾었다는 것이다. 그때는 3차 산업혁명이 절정을 이룰 시기이다. 알파고만 4차 산업혁명이라면 그 이유가 뭘까? 인공지능이 이긴 것이 ‘체스’가 아니라 좀 더 복잡한 ‘바둑’이라서? 그렇다면 ‘딥블루’는 3차 산업혁명이고, ‘알파고’는 4차 산업혁명인가? 아니면 둘 다 4차 산업혁명이라면, 4차 산업혁명은 1997년에도 있었다는 것인가? 따라서 ‘인공지능’ 혹은 ‘지능화(intelligent)’를 4차 산업혁명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얼마나 무리인지 알 것이다. 3차 산업혁명 때도 인공지능은 있었고, 4차 산업혁명 때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3차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공지능의 차이는 인공지능 자체의 기술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풀어내고자 하는 문제와 해결 방식이 달랐던 것이다. 컴퓨팅 파워의 급속한 향상으로 최근 인공지능은 그 동안 인류가 못 풀었던 문제들을 풀어냄으로 다시 각광 받고 있다.

사실 인공지능뿐만 아니라 융합기술,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가상/증강현실, 클라우드 컴퓨팅, 3차원 기술, 로봇 등은 이미 3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있던 기술들이다. 이들도 인공지능과 마찬가지로 기술 자체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등장한 것이 아니다. 이렇게 4차 산업혁명을 기술로 이해하려고하면 엄청난 혼란이 온다. 일반인들이 3차 산업혁명과 4차 산업혁명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것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런 기술들 자체를 바라볼 것이 아니라, 어떤 문제를 바라보고 이런 기술들로 그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인공지능 자체는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이 아니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으로 구현할 세상에 맞춰야 한다. 이제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살펴보기로 하겠다.

최근 구글,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IBM, GE 같은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부터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기업까지 모두 앞다투어 인공지능 개발과 투자에 나서고 있다. 2017년 5월 17일 구글은 연례 개발자 대회에서 앞으로 모든 서비스에 인공지능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마존은 지난 2014년 11월 인공지능 플랫폼 알렉사를 탑재한 스마트 스피커 아마존 에코를 출시한 이후 인공지능 개인비서의 시대를 열고 있다. 이들 공룡 기업들의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나 사례들은 하나하나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MGI에 따르면 이들 기업들이 2016년 한 해에만 인공지능 분야에 투자한 금액은 약 44조원에 달한다. 미국의 시장조사 기관인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2012년부터 2017년 2분기까지 250개가 넘는 인공지능 업체가 이들 기업들에게 인수합병 되었다. 구글의 딥마인드, 비전팩토리, 다크블루랩, 애플의 시리, 보콜IQ, 이모티언트, 튜리, 마이크로소프트의 헥다이트, 인텔의 모빌아이, 삼성전자의 비브랩스, 네이버의 제록스 유럽 AI연구소, 포드의 아르고 AI, GE의 서비스맥스 등이 대표적인 인수합병 사례들이다. 이렇듯 최근의 공룡 기업들의 대표적인 인수합병 기업들이 대부분 인공지능에 집중되어 있다. 인수합병 금액도 가히 천문학적인 숫자여서 기본이 수천억원 심지어 조원 단위에 이른다. 인공지능 기업이면 거의 무조건 인수합병 하고, 인공지능 전문가라면 무조건 모셔가는 분위기이다. 이들의 인수합병 사례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무엇을 하려는 지 짐작할 수 있다.

AI면접이미지 마이다스아이티
AI면접이미지 마이다스아이티

인공지능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그러면 그들은 인공지능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우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과시하려는 시도들이 더러 있다. 구글이 인수한 딥마인드의 알파고는 프로바둑대회에서 우승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개발된 것도 아니고, 프로기사가 되려고 개발된 것은 물론 아니다. 실제 알파고는 사람을 이기자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구글은 자사의 인공지능 기술을 과시한 것이다. 구글은 이런 기술을 자사의 모든 서비스에 적용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세상은 인공지능이 탑재된 고객 서비스이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인 오늘날 그들이 달성하려는 목적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인공지능을 사용해서 고객 즉, 수요자의 ‘컨텍스트(context)’를 파악하고, 분석해서, 대응하겠다”라는 것이다. 여기서 ‘컨텍스트’는 사전적으로 맥락, 전후사정, 정황, 상황, 배경, 환경, 의도란 뜻이다. 필자의 최근 저서인 ‘콘텐츠가 왕이라면 컨텍스트는 신이다’에 따르면 결국 그들의 목적은 인공지능을 사용해서 수요자의 상황과 의도를 읽고 지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결코 불특정 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보편타당한 대중적인 가치를 지향하지 않는다. 반대로 특정한 수요자를 찾고, 그가 원하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이고 상황에 따른 상대적 가치를 지향한다. 이것이 컨텍스트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이전의 콘텐츠가 경쟁력이었던 세상을 컨텍스트가 지배하는 세상으로 바꿔 놓고 있다. 이를 인공지능이 해내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공룡 기업들이 수행하는 구조는 간단하다. 기업들은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수요자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수요자의 컨텍스트를 찾아낸다. 그다음 그들이 원하는 대응을 함으로써 각자 기업의 핵심역량인 비즈니스를 한다. 그들의 플랫폼과 수요자에 대한 지배력은 더 커지고, 해당 분야에서 독점적인 고부가가치를 창출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인공지능 기술업체를 수천억 원을 들여 인수합병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공지능 기술은 수요자의 컨텍스트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것이다. ‘컨텍스트’가 빠진 인공지능은 1950년 튜링이 정의한 이전의 인공지능에 불과하다. 1997년 필자가 수행했던 인공지능 논문은 전혀 컨텍스트에 대한 고려가 없다. 따라서 결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 것이 아니다.

최근 인공지능을 사용해 수요자의 컨텍스트를 반영하는 사례들이 급증하고 있다. 아마존의 알렉사가 탑재된 에코는 소비자의 컨텍스트를 파악해서 내가 원하는 것을 추천하거나 제시하고 있다. 구글은 사용자가 원하는 자료를 찾아주고, 구글맵은 나의 컨텍스트에 따라 내가 원하는 식당으로 안내한다. 페이스북은 고객이 원하는 여행지 정보를 주며, GE는 고객사가 사용하는 장비를 관리하고, 원하는 부품을 교체해 줄 것이다. 네이버는 이미 에어스를 이용해서 고객이 원하는 뉴스를 배달하고 있다. 네이버에서 하와이를 한번 검색하면 여기저기서 하와이 할인 항공권과 숙박지 광고가 내게 배달된다. 이런 일들이 점점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3차 산업혁명 시대에 탄생한 비즈니스 중의 하나가 ‘롱테일(long tail)’이라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컨텍스트 기반의 인공지능이 탄생시킨 새로운 비즈니스 중에 가장 강력한 것 중의 하나가 ‘큐레이션(curation)’ 혹은 ‘추천(recommendation)’ 서비스이다. ‘롱테일’이 월마트를 능가하는 아마존을 만들어냈다면, 큐레이션은 새로운 유니콘 기업들을 만들어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이들은 조만간 아마존을 상대할 것이다. 그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넷플릭스와 스티치 픽스이다. 전 세계 1억 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한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는 2000년 약 800여 명의 개발자를 동원하여 시네매치라는 영화추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하였다. 이를 이용해서 회원들의 컨텍스트 분석을 수행한 후, 회원이 좋아할 것 같은 영화를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로부터 발생하는 매출이 일부가 아니라 전체 매출의 약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2011년 창업한 미국의 스타트업 기업인 스티치 픽스는 인공지능을 사용한 개인 스타일링 서비스를 개발해 고객에게 살 가능성이 높은 의상 5개를 보내준다. 창업 6년 만에 기업가치 약 5조원에 종업원이 5,700명에 달하고, 회원 수는 220만 명에 이르렀다. 스티치 픽스는 2017년 11월 16일에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주당 15달러로, 상장 당일 15억 달러 가치를 인정받고, 1억 2,000만 달러를 거둬들였다. 상장일 장 마감 기준 15억 달러이던 스티치 픽스의 기업가치는 상장 10일 만에 50% 증가했다. 상장 10일 만에 50%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시장에서 희귀한 사례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 증권업계에서 추산하는 스티치 픽스의 기업가치는 30억 달러에서 40억 달러 수준으로, 현대건설이나 삼성중공업의 시가총액과 비슷한 규모라고 한다.

스티치픽스 상장
스티치픽스 상장

우리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는 우리는 이러한 인공지능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일단 인공지능 자체는 어렵다. 그러나 결단코 각 기업의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일종의 통계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과 같은 정도로 인식해주면 될 것 같다. 사실 필자는 대학원 과목에서 인공지능을 잠깐 가르친다. 그런데 사용도구로서의 인공지능을 설명하는 데는 2시간도 채 쓰지 않는다. 인공지능은 종류도 여러 가지고 다양한 이름으로도 불린다.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패턴인식(pattern recognition), 전문가시스템(expert system), 지식기반시스템(knowledge-base system), 의사결정시스템(decision making system) 등 바로 그것이다. 최근에는 딥러닝(deep learning)이 각광을 받고 있다. 딥러닝이란 이전의 인공신경망의 한 부류로 컴퓨터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과거에 [입력층-단일 은닉층-출력층] 이었던 신경망의 구조를 [입력층-멀티 은닉층-출력층]으로 하여 정확성을 좀 더 향상 시킨 것뿐이다. 은닉층의 추가로 신경망의 구조가 깊어졌다는 뜻에서 ‘딥(deep)’ 러닝이라 부른다. 원리는 1986년 스탠포드 대학의 룸멜하트 교수가 개발한 인공신경망의 오류 역전파 모델(error back-propagation model)과 같다. 이런 인공신경망을 사용하면 그저 ‘ㄱ’을 보고 ‘기역’이라고 인지하고, ‘가늘고 길며, 달고, 노랗고 씨가 없고 껍질이 있는 과일’을 ‘바나나’로 맞추는 식의 문제를 풀게 해준다. 이를 ’패턴인식’이라고 한다. 좀 더 복잡한 패턴인식 문제는 오늘 날 사람의 음성신호 패턴을 인식하게 하고, 복잡한 사진 같은 이미지들을 인식하게 하는 데 쓰인다. 심지어 날씨 예측도 특정 패턴을 분석해서 인식하는 방식으로 풀어낸다.

여기서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아무리 인공지능을 잘 알아도, 통계 프로그램을 잘 사용할 줄 알아도 그 기술 자체가 내가 풀려고 하는 문제를 풀어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은 도구(tool)이기 때문이다. 특정 영역의 문제를 정의하고, 전문적인 패턴을 만들어 인공지능을 학습시켜 지능을 갖게 하는 것은 해당 영역의 전문가가 하는 것이다. 실제 앞서 설명한 스티치 픽스는 인공지능으로 개인 스타일링 서비스를 하지만,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뺏는다는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인간 스타일리스트 3,700명(전체 인원의 65%)을 고용하고 있다. 이세돌을 꺾은 알파고 리는 온라인 바둑 사이트인 KGS 서버에 등록된 16만 개의 디지털 인간 기보를 통해 학습하였다. 최근 스스로 자기학습을 한다는 알파고 제로도 알파고 리가 없었다면, 즉 최초의 인간 기보가 없었다면 아무것도 학습할 수 없다. 우리는 인공지능을 각자의 비즈니스 영역에서 활용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만능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인공지능을 만능으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 인공지능으로 필자의 홈페이지를 찾는다면 무식한 사람이 된다. 곱셈을 계산할 때는 구구단 규칙을 사용하면 된다. 인공지능으로 학습시키는 것이 아니다. 이렇듯 인공지능은 적절한 용도가 있다. 전자레인지에 양말을 말릴 수는 없다. 또한 필자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는 영역은 한정될 것으로 믿는다. 인공지능이나 로봇은 어느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돕는 목적으로 그저 사람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을 뿐이다. 무거운 것을 들거나, 반복적인 일을 하거나,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패턴을 분석해 내거나, 복잡한 연산을 하거나, 대용량의 정보를 저장하거나 등이다. 인공지능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 실제 2015년 구글은 흑인을 고릴라로 인식하는 일이 벌어졌다. 정상적인 인지 능력을 가진 사람은 절대 이런 오류를 일으키지 않는다. 설령 사람이 길거리에서 고릴라 가면을 쓰고 있어도 잠시 놀랄 수는 있겠지만 사람은 이를 고릴라로 인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의 행동과 주변의 모든 상황을 같이 인식하기 때문이다. 실제 설명할 수 없이 복잡하게 작동하는 뇌 신경계 시스템을 어떻게 단순한 수학적 모델이 흉내 낼 수 있다는 말인가? 인간의 지능은 수백억 년의 진화를 통해 습득된 것으로 고차원의 사고나 언어, 멀리 보는 능력, 아주 긴 기억력 등 인간의 지능을 구성하는 이것들은 사회적으로 살아남거나 성장하는데 영향을 준 DNA내에 축적된 경험을 통해 진화된 것이다. 인공지능이 과정을 그대로 반복하지 않는 한 인간처럼 진화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일수록 우리나라의 스타트업들은 우선 각자 영역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그다음 인공지능을 사용하여 수요자의 컨텍스트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적절한 대응을 하여야 할 것이다. 물론 인공지능 자체를 연구하는 기업들에게는 하루빨리 인공지능이라는 도구를 기업들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더 싸고, 더 성능 좋은 API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글로벌 세상에서 Win-Win 할 수 있다. 아직까지 인공지능을 독점한 글로벌 기업들은 없다. 다만 각자의 영역에서 이제 시작했을 뿐이다. 우리에게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은 엄청난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조금 더 늦으면 기회가 없다. 그들이 인공지능으로 컨텍스트를 반영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능동적으로 특정 수요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을 때, 우리는 그저 일반적으로 싸고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수동적으로 불특정한 대중들에게 제공할 것인지 재고해 보아야 한다.

 

오늘경제, STARTUP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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